Camino de Santiago, day 19
Bercianos del Camino ~ Mansilla de las Mulas / 26km / 8시간 20분 소요(휴식시간 포함)
Albergue. GAIA 알베르게 이용 / 숙박 8유로(인당) / 조식 기부제
19일 차 영상 보기 털보와 찜작가의 19일차 영상 모음
오래간만에 숙소에서 푹 자고 일어났다. 역시 적은 인원끼리 잠을 자니 좋았다.
우리가 일어나는 소리에 일어나셨는지 우리의 까친도 함께 일어나 나갈 준비를 했다.
같이 출발하며 그림같은 순례길의 하늘을 또 가만히 쳐다보았다.
우리는 오늘 하루도 행복하고 즐거운 길이 되길 기도했다.
아저씨와 함께 출발했지만, 우리의 속도를 맞출 수 없어 우리는 따로 걸었다.
찜작가와 나는 까친의 속도보다 현저히 느렸기에 서로 인사하고 헤어졌다.
그렇게 19일차 순례길이 시작되었다.
오늘의 거리는약 26km가량 되었고, 중간에는 약 12km 정도 마을이 없는 구간도 있었다.
우리는 정신을 똑바로 차렸어야 했다.
헌데 쌀쌀한 날씨와 심하게 부는 바람 탓인지, 아니면 어제 먹은 맥주와 와인 때문인지
우리의 찜작가의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생각보다 더 속도가 나지 않자 나는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찜작가가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도 되면서, 혹시 문제가 생기면 택시는 어떻게 불러야 할까?
등의 걱정을 가지고 걸었다.
얼른 다음 마을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마을에서 몸도 녹이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한다면 충분히 괜찮을 것이라고 찜작가를 위로했다.
출발한 지 두 시간 정도 되었을 무렵 El Burgo Ranero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우리는 곧장 바를 찾았고 본격적으로 마을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는 기쁨의 소리를 질렀다.
그 마을에는 "라면"을 파는 바가 있었다. 우리는 반갑기도 하고 기쁘기도 해서 주저함 없이
곧장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 들어가니 메뉴판에 정확하게 한글로 적혀 있었다. 한글을 보고 감동하다니
역시 세종대왕님은 대단하신 분이야. 하며 우리는 얼른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사장님께 도스 라면과 콜라 하나를 주문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라면이 나왔고, 나는 찜작가에게 햇반도 시키면 안 되는지 물었다.
사실 찜작가는 라면에 밥을 잘 먹지 않는 편이어서 눈치가 보이긴 했다.
안된다고 하면 어쩌나 하고 있을 때 "그래! 시키자" 했다.
나는 사장님께 햇반도 달라고 했고 예쁘게 담긴 햇반이 나왔다.
얼마 만에 하는 젓가락질이고, 그리운 맛인지 라면을 먹는 내내 실소가 나왔다.
그리고 라면은 가히 최고였다. 조금 거짓말 보태서 엄마가 끓여주는 라면보다 맛있었다.
사장님의 물 양은 정확했다. 누가 쫓아오듯 라면을 다 먹은 나는 얼른 밥을 말았다.
찜작가도 말지 않고 밥을 삼켰다. 우리는 쌀의 소중함을 격하게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 먹은 뒤 사장님께 쌍 따봉을 날리며 다시 옷을 입었다.
다행히 라면으로 해장? 한 찜작가는 컨디션이 좋아졌다. 추워서가 아니라, 어제 먹은
짬뽕 술 때문에 그랬던 것으로 우리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라면과 밥 덕분에 우리는 12km 구간을 생각보다 쉽게 통과했다.
노래도 부르고 신나게 걸으니 우리의 목적지 바로 전 마을인 Reliegos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시간은 13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뜨거워지고 있었고, 7km 정도 남아서 어려움이 있을 거라 했지만
우리는 괘념치 않고 쉬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콜라 하나와 우유를 주문했다.
자리에 앉아 쉬고 있는데, 동네 청소년들로 보이는 아이들이 둘러앉아 놀고 있었다.
놀면서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춤도 가끔 췄다.
뭔가 익숙한 듯한 멜로디이기에 내가 아는 노래인지 잠깐 생각하다, k-pop임을 알 수 있었다.
블랙핑크와 트와이스의 노래를 스페인의 작은 마을에서 듣고 있자니
새삼 세종대왕에 이어 k-pop의 위대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남은거리 7km를 우리도 k-pop으로 부수자며 일어나 최종 목적지인 mansilla de las Mulas로 향했다.
날씨는 맑아지며 조금씩 뜨거워지기도 했다.
그래도 우리는 빨래가 잘 마를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15시가 되어갈 무렵 우리는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GAIA라는 알베르게에서 우리는 묵기로 했다.
전날 검색해보니 평이 좋아서 이곳으로 정했다.
다행히 우리의 자리도 남아있었다. 요 알베르게는 총 18명의 인원이 묵을 수 있는 작은 알베르게였다.
찜작가와 나는 짐을 풀고 샤워를 빠르게 마친 뒤 빨래를 했다.
빨래를 널고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는 오늘 저녁을 해 먹기로 해서, 장을 보러 나가야 했다.
장을 보러가는데 처음 뵙는 한국 부부를 만나게 되었다.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 정도의 나이셨다.
우리는 잠깐 인사를 하고 헤어졌는데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서 다시 만났고, 같은 숙소로 함께 들어갔다.
*산티아고 도착할 때까지 어머님, 아버님을 만났다.
장을 보고 *헌이 아버지가 우리에게 주셨던 음식을 따라 해보려고 했다. 계란과 라면으로 짜파게티 같은
음식을 하고 싶었는데 실패했다. 스프를 너무 많이 넣은 것이 참패한 이유였던 것 같다.
함께 넣은 베이컨도 너무 짰다. 그래도 맛은 있어 보이긴 한다.
여기 숙소는 시설이 모두 깨끗했다. 주방에도 식재료, 식기 등이 잘 구비되어 있어서
주방을 이용하기가 매우 수월했다. 방과 화장실, 샤워공간도 깨끗했다. 부부가 운영하는 듯 보였는데
친절하고 세심한 분들이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샤워공간이 조금 좁았다는 점?!
저녁을 해치운 우리는 드디어 내일 레온에 간다면서 숙소도 알아보고, 식당도 검색했다.
레온까지의 거리는 18km로 짧은 거리여서 금방 갈 수 있을 것 같다.
19일 차도 행복했는데 20일 차도 행복할 수 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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