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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잣까 여행/2019순례길

[산티아고 순례길] 수다쟁이 털보와 찜작가의 부엔까미노 20일차 :)

Camino de Santiago, day 20

Mansilla de las Mulas ~ Leon / 18km / 5시간 소요(휴식시간 포함)

Globetrotter Urban&hostel 이용 / 숙박 20유로(인당) 

 

20일 차 영상 보기 20일차는 레온 특집인가요

 


아침 일찍 일어나 나오려고 하는데, 숙소에서 제공하는 조식이 있다는 것을 들었다. 
우리는 오늘 18km밖에 걷지 않으니 조금 천천히 가자면서 아침을 먹었다. 
각종 티와, 커피 그리고 주스, 우유 등 모든 음료가 구비되어 있었고
빵과 시리얼 그리고 과일 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거나하게 차려져 있는 조식을 먹고 우리는 기부함에 돈을 넣은 뒤 출발했다. 
숙소 아저씨는 그 아침에도 우리에게 환한 미소를 하고선 잘 가라고 인사해줬다. 

어제 비가 내리고 난 뒤 하늘은 맑아졌지만 온도가 낮아졌다. 
그래서 몸에 열을 올리기 위해 나는 파워워킹을 했고, 찜작가는 쉽사리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1시간 30분가량 걸었을때 Villarente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우리는 한편에 자리 잡고 앉아서
어제 삶아놓은 계란을 까먹기 시작했다. 

 

살표는 어디가나 있다 !

 

계란을 하나 먹더니 찜작가도 컨디션이 올라왔다. 분명 추운 거보다 배가 고파서 그랬던 것 같다. 
(아침을 먹고 출발했는데 아직도 미스터리다.)
그리고 우리는 다음 마을을 향해 걸었다. 1시간 가량 걷고 도착한 Arcahueja마을은 작고 예쁜 곳이었다. 
지저귀는 새들로 우리의 시선을 빼앗았다. 

화장실도 갈겸하여 한 바에 들어가 콜라와 샌드위치를 하나 주문했다. 
후다닥 먹은 뒤 우리는 다시 발걸음을 재촉해 레온으로 향했다. 
우리가 숙소를 예약하지 못해서 얼른 가서 직접 체크인하고 싶었다. 

 

그럭저럭 먹을만 하구요.

생각보다 더 빠른 속도로 걷다 보니, 어느덧 저 멀리에 레온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파란 육교를 건넜고, 자갈길을 걸었다.

 

파란 육교와 노란 살표 그리고 털&찜

 

Mari 가 찜으로 ~

11시가 못된 시각, 우리는 레온 초입에 들어서고 있었다. 
같이 들어서던 순례자들과도 반갑게 인사도 하고 안부를 묻기도 했다. 
사실 오늘 아침에 찜작가와 걸으면서 새로운 이들과 친해지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같이 가자 친구들아 :)

우리가 어느덧 20일째 걷다보니, 처음의 마음과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만나는 모든 순례자들에게 항상 웃으며 말을 건네고 안부를 물었던 우리인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다른 순례자들에게 벽을 쌓고 있었다. 경계했다.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초반에 함께 고생했던 순례자들에게 마음을 너무 준 탓인지 도통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라도 다른 순례자들과 함께 어울리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은 각자의 사정으로 같이 걷고 있지 않는 친구들을 그리워 하기보다 
또 현재 우리와 걷는 이들에게 마음을 여는 것이 필요했다. 

 

레온을 그냥 지나친다는 친구들

순례자들과 이야기를 하며 들어오니 더 빨리 시내 한복판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레온은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구분이 정말 뚜렷했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인 도시라고 생각했다. 

 

멋진 다리와 공원 그리고 하늘도 

우리는 부르고스와 마찬가지로 레온에서도 공립 알베르게에 머무르려고 했다. 
헌데 무언가 잘못되었는지 공립을 제대로 찾을 수 없었고, 다른 알베르게를 계속해서 실패하게 되었다. 
일찍 도착했는데 숙소를 못 구한 상황이 발생하며 우리는 더욱 당황했다. 
레온에서 시작하는 순례자들이 많다는 것을 간과했다. 그리고 오늘은 순례자들 뿐만이 아니라
관광객들도 많이 있을 수 있는 토요일이라는 사실도 말이다. 

 

털&찜 작가

결국 우리는 호스텔닷컴에서 급하게 숙소를 예약했고 캡슐형 알베르게에서 잠을 잘 수 있었다. 
가격은, 인당 20유로였다...;; 슬펐지만 길거리에서 잘 수는 없었기에 우리는 결제했다. 
숙소는 레온 대성당 바로 근처에 있었다.
부르고스처럼 레온에서도 연박을 할까 했지만 우리는 피스테라나 묵시아를 가는 편이 더 좋을 것 같다며
하루만 머물기로 했다. 그래서 우리는 짐을 풀고 나서 바로 레온을 돌아다녔다. 

 

맥주를 주문하면 타파스가 나와유

먼저 찜작가와 나는 목을 축이기 위해 근처 바에 들러 생맥주를 먹었다. 
대부분의 레온에서는 맥주를 시키면 타파스를 주는데 이곳 또한 타파스를 주었다. 
먹고 나서 레온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호로록 마셔보아요.


대성당 광장과 가우디 동상, 그리고 한켠에는 벼룩시장이 펼쳐져 있었다. 
우리는 신기한 물건들이 많다며 눈이 돌아갔고 수많은 충동을 참느라 곤혹스러웠다. 
우리의 배낭이 더욱 무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귀여운 벼룩시장 물품
재밌어 가져오고 싶은데
책도 인테리어용?ㅋㅋㅋ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허기가 져서 우리는 한 식당에 들어갔다. 
사람은 만석이었고, 우리는 겨우 자리에 앉아 주문을 했다. 
뽈뽀라는 음식을 어디선가 들었는데 메뉴판에 있어서 우리는 주문하기로 했다. 
*추후에 우리는 더 맛있고 양도 많은 뽈뽀를 다른 마을에서 먹었다. 

 

맥주를 시키니, 간단한 무언가가 나왔어요. 맛있었음!
문어, 너낌있네 ~ 

맛있게 먹고나서 우리는 다시 돌아다녔고 이번에는 주말 시장이 펼쳐진 것 같은 곳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식재료들이 있었고 나와 찜작가는 과일을 사기로 했다. 
우리는 주저없이 납작 복숭아를 이만큼 구매했다. 가격은 일반 슈퍼보다 저렴했다.

 

싱싱한 과일이 
왔어요 싱싱한 과일이
민트초코 아이스크림도 왔어요 ~

열심히 돌아다녀 힘들어 우리는 숙소에서 잠시 쉬고 다시 나오자고 했다. 
숙소에 들어와 각자의 방에서 우리는 휴식을 했다. 
우리가 머물렀던 숙소는 캡슐형으로 되어있었고 에어컨이 너무 빵빵했다. 추울 정도, 
방은 따로따로 였다. 다들 예약하고 오는 사람들이어서 같은 방을 할 수는 없었다. 
찜작가는 여성전용 도미토리에서 잠을 잤다. 

 

핸드폰과는 또다른 느낌의 디카(날짜는 고장)
레온 대성당은 공사중이에요.
대성당 광장에 모여있는 사람들
현재 시간은 20시가 되어가지만 밝지요.
뭔가 파티가 끝나고 나온것만 같은 사람들

시간이 흘러 우리는 다시 밖으로 나왔다. 왜 때문인지 배가 고팠던 우리는 익숙한 맛을 원했다. 
그것은 바로 햄버거였고, 버거킹이었다. 구글맵을 켜 우리는 버거킹으로 향했다. 
한국에서 처럼 와퍼를 시켰고 맛있게 먹었다. 맛은 그냥 똑같았던 것 같다.

 

와퍼는 맛있어.

햄버거를 먹고 잠시 마그넷을 사기위해 발품을 팔다가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며칠전부터 함께 걸었던 이탈리아 할아버지들을 만났고,
초반부터 같이 걸었던 친구들과도 만나 사진을 찍었다. 
안부를 물으며 내일도 함께 걷고, 행복하기로 했다.

 

피노&클라우디오는 또 나옵니다 :)
반가워요 헤헤
내일도 만나자? 아니다 너네 연박한다고 했구나.


그리고 찜작가는 원하던 마그넷을 결국 살 수 있었다.

 

찜작가가 고른 마그넷은? 

이제 약 300여km 남은 우리는 아쉬움을 삼키며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