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day 13
Burgos / 13.2km(시내관광 ;;)
Ref. munic. Los Cubos 알베르게 이용 / 숙박 5유로(인당)
13일 차 영상 보기 https://youtu.be/5gX4PQF_P3A
오늘은 노는 토요일
13일차 일정은 휴식이다. 12일 동안 적게는 19km부터 많게는 29km씩 매일 걸었다.
그리고 찾은 "부르고스"라는 도시는 하루만 머물다 가기에는 멋지고, 큰 곳이라
쉬어가기로 했다.
아침 늦게(?)일어나 어제 같이 잔 한국인들을 보내고 여유로이 짐을 싸서 나왔다.
그리고 천천히 걸어 공립 알베르게에 도착해
앞에 있는 바에서 커피를 먹으며 잠시 있기로 했다.
그곳에는 알렉스 부부와 퀘차맨, 그리고 이*이 부자와 며칠 전 만난 한국 여자분도 함께
있었다. 그렇게 우리의 하루는 이전의 날들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그리고 이*이의 권유로 산.다.사 모임에 가입신청을 했고, 함께 대성당 내부 투어를
하기로 했다. 이*이와 같이 내부투어를 하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장난도 쳤다.
그리고 아버님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성당 투어는 나름 괜찮은 척하려 했지만
그다지이었다. 그리고 간 홍콩 식당에서의 점심은 최고였다.
가격도 괜찮았을 뿐더러 맛도 있었다. 아버님께서 추천해주신 메뉴로 먹었는데 좋았다.
다 먹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는 길에서 아버님께서 점심을 사주셨다는 걸 알았다.
우리의 값을 지불하려 했는데, 그저 아이스크림만 사달라시며 괜찮다고 하셨다.
너무 감사했고 다음에 만나면 꼭 다시 보답할 수 있길 바라며 헤어지고 숙소에 들어왔다.
여유로운 날이었다. 우리는 일단 강변에 가서 피크닉을 하기로 해 근처 마트로 갔다.
마트에서 과자와 과일 그리고 맥주를 사 강변으로 향했다.
우리는 음악을 들으며 행복했다.
잠시, 숙소에 들어가 낮잠을 자기로 했다. 아침 일찍부터 우리는 꽤나 많이 걸었다.
물론 순례길을 걸은 것은 아니었지만 부르고스 시내를 돌아다니느라 좀 힘이 들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 맛집 검색을 했다. 대성당 근처에 있는 한 식당에 갔다.
야외 테라스에 여느때처럼 앉아 메뉴를 보며 고민했고, 우리는 이 전날들의 다짐을
까맣게 잊은채 메뉴를 3개나 시키고 말았다. ㅋㅋㅋㅋ
먼저 나온 모둠 야채구이? 는 우리의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정말 큰 왕소금과 같이 나온 치즈는 그저 행복 그 자체였다.
감자와 후라이 그리고 하몽의 조합 또한 짜지만, 노른자가 잘 위로해주어서 괜찮았다.
물론 우리는 감자에 마요네즈를 열심히 찍어 먹었다.
세 번째 요리는 어, 소인지 돼지인지 생각이 잘 나지 않지만 고기 옆에 소스가
매콤하니 맛있었다. 여기도 역시 소금이 정말 맛있었고 고기도 우리 입맛에 잘 맞았다.
배가 많이 불렀다. 우리는 또 과했다... 하며 좀 걸어야겠다고 했다.
부르고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고 하는 장소가 있어 가기로 했다.
조금의 언덕을 올라가는 길이었다. 배가 불렀고, 신발도 슬리퍼여서 조금 신경이 쓰였다.
그래도 노을이 지는 하늘을 보니, 얼른 올라가서 부르고스를 한눈에 내려다보고 싶었다.
뷰포인트에 도착한 우리는 오기 잘했다고 계속 이야기하며 사진을 찍었다.
관광객들도 많이 있었다. 다양한 모습들이 있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와서
가족사진을 찍고, 사랑하는 연인들과 키스하고,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들도
걸어 다니고, 한쪽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며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시간들을 내가 다 가지고 싶다 라는 마음을 갖게 했다.
그러다, 나 또한 이들과 같이 행복한 시간임을 알아채고 즐기기로 했다.
우리도 사진을 찍었고, 찍어주기도 했다.
여유로운 날이었다. 너무 행복했고 쉴 수 있음에 감사했다.
모든 일에 휴식이 없이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다 적절한 쉼과 체력 보충이 필요하다. 내 삶 가운데에서 지금의 시기가 오늘 같은 쉼은
아닐지 생각해본다. 더 멀리 가기위해 쉼을 선택한 나의 결정이 적절한 선택이길 바란다.
순례자 책 p.150 "열정" 중에서
"내가 인간의 여러 언어를 말하고 천사의 말까지 한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전할 수 있다 하더라도, 온갖 신비를 환히 꿰뚫어보고 모든 지식을 가졌더라도,
산을 옮길 만한 완전한 믿음을 가졌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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