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day 8
Logrono ~ Najera / 29km / 약 10시간 40분 소요
Ref. Mun.sta Maria la real 알베르게 이용 / 숙박 기부제 운영
8일 차 영상 보기 https://youtu.be/uITKWMN4CTw
찜작가와 나는 푹 자고 일어났다.
로그로뇨 시내를 빠져나오는 길은 꽤 느낌 있었다.
우리가 출발하는 시간은 어두웠는데
시내를 빠져나가기도 전에 밝아졌다.
그만큼 로그로뇨도 꽤 큰 도시였다.
싱그러운 아침햇살에 취해 우리는 신나게 걸었다.
구름 없는 하늘은 오늘도 최선을 다해 우리를 맞이했다.
스페인에 온 지 어느덧 8일
우리는 이곳에 맑은 자연에 취해
이 순간이 영원할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한참을 쉬지 않고 걸었다.
덕분에 우리는 조금 피곤해졌고
배도 슬슬 고파졌다.
평화로운 호수가 보이고 숲 속 자연들이 있는
한 공원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우리는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과일을 한입 베어물고 우리 주변을 탐색하는
다람쥐를 보면서 쉬었다.
그리고는 다음 루트를 생각하다가
오늘의 하늘 컨디션으로 보아
오후에 매우 더울것 같다 했다.
우리의 예상대로 매우 뜨거운 하루가 다시 시작되었다.
선명한 그림자가 이를 증명한다.
열심히 걷다 보니 또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문이 열려있는 작은 동네 마트에 들어가 과일을 샀다.
그리고 찜작가가 자신의 원픽 과자를 찾고 말았다.
ㅋㅋㅋㅋㅋ
산티아고 까지 가는 내내 이 과자를 먹었다.
근데 맛있긴 했다. 나도 좋아하게 됐다.
장을 보고 나와서 우리는 그 앞에 바로 앉았다.
그리고는 이것 저것 많이 먹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어제 대만 친구가 준 라면도 있었다.
대만 친구는 라면을 끓여 먹고는 남은 한 개의 라면을
우리에게 줬다. 우리는 고맙다고 잘 먹겠다고 했고,
다음에 만나면 맛있는 것을 나눠먹자고 생각했다.
근데 라면을 먹으면서 뒤에 오는 그 대만친구를 기다렸는데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 생겼나? 생각하면서 하루 종일
걸으면서 찾았지만 볼 수 없었다.
*대만친구는 결국 끝까지 못 봄...
다시 출발 !
우리는 맑은 하늘을 보며 열심히 걸었고,
이때 우리는 꽤 지쳐있었던 것 같다.
이유는 사진이 없다..
ㅋㅋㅋㅋㅋ
열심히 걷고 나서 겨우 도착한 #Najera
마을에 도착하여 숙소 들어가는 길에 슈퍼에서 오늘의
저녁을 샀다. 오늘은 슈퍼에서 산 냉동음식으로 먹기로 했다.
피자, 닭날개, 스파게티를 샀고 맥주도 샀다.
숙소에 도착하여 체크인을 하였다.
이곳은 기부제로 운영되는 곳이었다. 우리는 설명을 듣고 나서
일정의 금액을 기부함에 넣은 뒤 자리로 향했다.
자리로 향하는 동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사진이 없는점...
총 9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숙소는 방이 1개였다.
이 말은 90명이 모두 한 곳에서 자야 한다는 것이었다.
통로도 좁았으며 침대간의 간격은 뭐 말하면 입 아프다.
찜작가는 당황했고 우리는 별 수 없다며 일단 짐을 풀었다.
그런데 다행히? 90명 수용할 수 있는 이곳에 우리가 간 날은
40명 남짓한 순례자들로 채워졌다.
물론 냄새도 나고 힘든 것은 맞았지만 그나마 다행이었다.
우리는 비어있는 침대로 이동해서 잤다. (불 꺼지면 가세요!)
그래서 예상했던 것 보다는 수월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
다시 돌아와서, 우리는 맛있는 저녁식사를 했다.
조금 과한면이 있긴 했다.
맥주와 피자 그리고 스파게티와 닭까지.. 우리는 배가 터질 것만 같았다.
먹고 나서 일기도 쓰고 조금 쉬는데
이탈리아에서 온 몸 좋은 형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 형은 Puente La Reina 숙소에서 기타 치던 형!)
나는 궁금해서 나이를 물으니 90년생이라고 했다.
한참 형인 줄 알았는데 한살 차이라니.. 어이없었다.
그리고는 그 형이 와인 농장에서 일하는 것,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
등을 이야기 했다.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은 참 귀한 일인 것 같다.
대화를 통해 그들의 인생에 삶에 조금이라도 들어가 보는 것은
꽤나 우연이고 신기한 일이다.
오늘도 찜작가와 나는 무사히 걸었고
행복한 시간, 길 위에 있었다.
오늘은 그날의 메모로 블로그 마무리!
어제에 이어, 아버지의 정년을 생각했다.
어제 한국 사람들과 잠깐의 시간을 갖을 때
각자 자기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흔히 하는 자기소개를 했다.
나이, 이름, 직업 그리고 내가 이 길을 걷는 이유 정도였다.
내 차례가 되었을때 난 내가 오늘 걸으며 생각했던
'아버지의 정년'에 대해 이야기했다.
감히 내가 걷는 35일이, 아버지가 걸었던 35년과 같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조금이라도 그의 35년을 이해하고
기릴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또한 내가 이러한 생각을 하고 존경한다는 의미를 아버지에게
직접 표현해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고 했다.
그리고 아들과 함께 온 아버지의 자기소개도 기억에 남는다.
"자기소개라는 것이 진정 '나'를 소개할 수 있는 건지
아니면 '나'를 둘러 싸고 있는 사회적, 관계적인 역할들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헛갈린다"
"또한 이번 순례길은 아들과 함께 온 '아버지'로써의 역할을
하느라 혼자 왔을 때 보다 쉽지 않아요." 했다.
전날의 아버지의 자기소개가 오늘 걸으며 생각이 났다.
나도 가끔 내가 생각하는 내가 진짜 '나'인지
남들에게 보여지는 내가 진짜 '나'인지는 잘 모르겠다.
오늘도 이 고민을 하느라 90분을 쉽게 걸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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